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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 저자브랑코 밀라노비치
  • 출판사21세기북스
  • 출판년2017-02-01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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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책’!

    토마 피케티, 앵거스 디턴,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세계적 경제석학 강력추천도서!



    ‘브렉시트, 플라이 오버 컨트리, 新고립주의, 제노포비아’

    이러한 현상을 만든 불안과 분노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최상위 1%가 전 세계 부의 절반을 차지하는 21세기,

    나머지 절반 속에 묶인 99%를 위한 본격 불평등 경제학!




    2016년 4월, 특이한 이름의 그래프 하나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바로 세계적인 불평등 연구자 브랑코 밀라노비치(Branko Milanovic) 교수가 만든 ‘엘리펀트 커브(elephant curve)’, 쉽게 말해 ‘코끼리 곡선’이다. 마치 코끼리가 코를 높이 들어올리는 모양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세계화가 가장 활발히 진행됐던 1988년부터 2011년까지, 전 세계 사람들을 소득 수준에 따라 1~100개의 분위(가로, x축)로 줄 세웠을 때의 실질소득 증가율(세로, y축)이 얼마인지 나타낸다. 곡선의 높고 낮음에 따라 누가 얼마나(상대적으로) 소득이 늘고 줄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계화의 성적표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 그래프에서 출발하여 약 20년간 이어진 (그리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세계화의 수혜자(빛의 영역)와 비수혜자(그림자의 영역)는 누구이며 이유는 무엇인지 ‘쿠즈네츠 파동’을 이용해 역추적한 것이 이 책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Global Inequality)』이다.



    이 책은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불평등이 전쟁, 질병, 기술변화, 교육기회 확대, 재분배 등의 요인에 의해 순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밀라노비치에 따르면 150년 전 불평등을 유발한 요인이 산업혁명이던 것처럼, 최근 서구의 불평등이 급증한 원인도 기술혁명이다. 그러나 국가 내 불평등이 급증하는 동안에도 중국과 인도의 글로벌 신흥 중산층 소득이, 수십 년째 정체 상태에 있는 선진국 중산층의 소득 수준에 가까워짐에 따라 국가 간 불평등은 급감했다. 좀 더 개방적인 이주 정책이 도입된다면 글로벌 불평등이 한층 더 감소하리라는 것이 밀라노비치의 진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불평등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데다 자기증식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추세가 금권정치와 포퓰리즘의 부상이나 전쟁 등으로 뒤바뀔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불평등이 현재 어느 수준에 이르렀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어떤 정책으로 불평등 심화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모색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밀라노비치의 설득력 있는 해석은 이상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세계화가 낳은 소득 불평등 문제를 가장 예리하게 파헤쳤다!

    99퍼센트 글로벌 흙수저를 위한 본격 불평등 경제학!!



    세계화(世界化) 혹은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의 시작

    1988년, 세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은 1988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하게 변화한 전 세계 소득 분배 양상을 가계조사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분석하는 데서 출발한다. 1988~2008년 사이의 20년은 베를린 장벽 붕괴로부터 세계금융위기까지의 기간과 정확히 일치한다. 또한 이 시기는 ‘세계화 절정기’이기도 하다.

    1988년이라는 연도를 출발점으로 선택한 까닭으로 저자는 크게 두 가지 핵심 사건을 든다. 첫째,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고 인구 10억이 넘는 중국을 필두로 중앙계획경제 체제로 운영되던 소비에트 연맹(소련)과 동유럽이 상호의존적인 세계경제권에 편입되었다. 인도조차 1990년대 초반에 추진된 개혁정책으로 다른 나라와의 경제 통합 정도가 점점 더 높아짐에 따라 세계경제권의 일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덕분에 기업이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먼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고도 근로자를 통제할 수 있는 이점을 누렸다. ‘주변부’ 시장이 개척된 동시에 핵심 국가가 이러한 주변부 국가 현지에서 노동력을 고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30여 년 이 흐른 뒤 돌아본 세계화의 이득은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았고, 일부는 그 어떠한 이득도 얻을 수 없었다. 마치 빛이 너무 밝으면 그림자도 더 짙은 것처럼 수혜자와 낙오자가 확연히 갈리고 만 것이다.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은 세계화의 이득,

    그렇다면 승자와 패자는 누구인가?




    세계화의 승자와 패자는 밀라노비치의 ‘코끼리 곡선’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의 가로축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표시한 맨 왼쪽에서부터 가장 부유한 사람들을 표시한 맨 오른쪽까지 전 세계 소득 분포 현황을 나타내는데, ‘구매력 평가지수(dollars of equal purchasing power)’로 환산한 1인당 세후가계소득을 기준으로 사람들의 소득 등급을 매긴 것이다. 세로축은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인플레이션율과 국가 간 물가 수준 차이를 감안하여 조정한 실질소득(real income)의 누적 증가율을 나타낸다.

    저자는 그래프에서 크게 3개 그룹에 초점을 맞춰 분석했다. A지점은 소득 중간값 근처에 있으며 40~60분위에 속한다. B지점은 고소득국가의 중하위층 75~90분위 근처로 이들의 실질소득 성장률은 거의 ‘제로(0)’이다. 반면 C지점은 부와 권력을 모두 가진 세계 최상위 1% ‘슈퍼리치’들이다.





    세계화의 수혜자들: 글로벌 신층 중산층과 글로벌 금권집단



    가장 높은 증가율은 A그룹 신흥국의 중간계층(중국, 인도, 타이, 방글라데시 등)과 C그룹 세계 최상위 1%에 속한 사람들이다. 물론 절대적 소득 증가액을 따지면 A그룹과 C그룹과의 차이는 크지만 밀라노비치는 앞으로 A그룹은 계속 성장을 이어갈 것이며, 특히 중국과 아시아의 이른바 ‘글로벌 신흥 중산층’이 주도할 것이라고 본다. 밀라노비치가 ‘글로벌 금권집단’이라고 칭한 최상위 1%의 부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부유했던 그들은 세계화의 비호 속에서 더 많이, 더 빠르게 자본을 축적해왔고 이후로도 약간의 둔화 국면은 맞겠지만 절대적으로 많은 부를 차지한 그들의 몫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거라고 전망한다.





    세계화의 낙오자들: 고소득국가의 중하위층



    이들 중 대부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회원국인 고소득국가 국민으로, 3/4 정도가 WENAO(Western Europe, North America, Oceania)로도 나타내는 서유럽, 미국, 오세아니아 등 ‘전통적인 부자나라’와 일본에 사는 사람들이다. 대체로 그 나라 소득 분포에서 하위 절반을 차지한다. 이때 눈여겨볼 점이 B와 C 그룹의 간극이다. B와 C는 같은 고소득국가 배경임에도 차이가 너무나 많이 난다. 실로 전 세계가 맞이한 경제 양극화의 단면도이며 오늘날 사회의 균열현상이 시작된 지점이다.





    불평등의 시간을 역추적하다!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의 글로벌 불평등



    오늘날 전 세계의 소득 분배 불평등도는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로 봤을 때, 1988년 0.722, 2008년 0.705, 2011년 0.67로 분명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실에 동의하기란 쉽지 않다.

    최상위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감하는 불평등은 ‘저성장, 대침체, 양극화’와 한 몸처럼 움직이는 틀로 작용해, 중?하위 소득계층, 이른바 ‘글로벌 중산층’의 경제권력을 약화시키고 공동화(空洞化)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쿠즈네츠 파동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피케티 이론과의 비교점



    이 책에서 저자가 내세우는 가장 대담한 담론은 ‘쿠즈네츠 파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두 개의 다른 불평등 이론의 대안으로 제시되는데, 대상은 20세기 경제학자인 사이먼 쿠즈네츠(Simon Kuznets)와 『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다.

    쿠즈네츠는 산업화 초기에 높아진 소득 불평등이 경제가 성숙함에 따라 다시 낮아진다는 이른바 역U자 가설을 만들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 낮아졌던 불평등이 1980년대 이후 다시 가파르게 높아졌다. 불평등의 심화는 개발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부작용이라는 것인데, 이에 대해 피케티는 또 다른 식으로 설명했다. 1970년대까지 이어진 불평등 감소야말로 자본주의 역사에서 예외적인 현상이며, 실제로 불평등 추세는 쿠즈네츠가설과 반대로 U자형을 그리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현대 경제에서는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태이고, 단지 두 번의 세계대전과 1930년대의 대공황과 같은 비정상적인 사건만이 그 정상적인 평형을 붕괴시켰다고 말이다.



    그런데 밀라노비치는 이 두 가지 이론이 모두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불평등이 한 차례가 아니라 여러 차례 되풀이해 오르내린다는 파동 개념을 도입하면 레이건-대처 혁명 직전과 가장 최근까지 나타난 불평등의 변화를 일반적인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고, 산업혁명 이전 불평등의 부침을 설명하기 어려운 피케티 이론의 간극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지난 500년에 해당하는 근대에 불평등의 증가와 감소가 교대로 나타났다는 점을 실증 자료를 토대로 증명하는데, 산업혁명 시기(19세기 중반,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를 기준으로 평균소득이 정체한 사회와 꾸준히 증가하는 사회로 나누어 살펴본다.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의 불평등 변화 양상 밀라노비치의 설명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전 시대에 일어난 불평등의 증가와 축소는 소득의 증가나 감소 때문이 아니었다. 흑사병 같은 대재앙 때문에 인구가 감소하면 노동력 또한 줄어들고, 그러면 실질임금이 상승한다. 그에 따라 임금 대비 지대 비율 감소하여 불평등이 완화되었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는 16세기에 모직생산이 늘어났던 스페인이나 1500년 이후 상업혁명을 겪었던 이탈리아 북부 도시의 사례를 예로 든다. 도시와 무역이 성장하면서 자본가들은 일시적으로 평균소득이 높아지고, 자본가들은 잉여소득을 축적하게 되면서 불평등도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평균소득이 대체로 정체된 상태에서는 흑사병 같은 유행성전염병, 신대륙의 발견, 나폴레옹 전쟁 등 우연하거나 외생적 사건으로 변화가 생겼다고 본다.



    반면에, 평균소득이 꾸준히 상승하는 사회는 이전과 그 양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평균소득의 상승은 불평등이 증가할 ‘여지’를 제공한다. 밀라노비치는 이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영국, 스페인과 이탈리아, 독일과 네덜란드, 브라질과 칠레, 그리고 일본의 실증자료를 쿠즈네츠 파동에 대입해 성장과 불평등 간에 반드시 상충관계를 밝힌다. 그는 또한 산업화가 시작될 때 국가 내의 불평등(또는 계층 요인 불평등)이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격차에 기여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산업화 이후에는 국가 간 불평등(또는 지역 요인 불평등)이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국가 간의 격차가 점점 더 좁아질수록, 부자와 가난한 자 간의 소득 격차가 국가 안에서 한 번 더 일어나기 때문에 이후로는 계층 기반 불평등이 더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





    2차 기술혁명과 함께 본격화된 최근의 불평등



    산업화로 인해 쿠즈네츠 파동을 창출하는 힘이 ‘기술과 개방성 및 정책(TOP-Technology, Openness, Policy)’으로 변화되었다. 19세기에는 기술적 진보로 세계화와 정책 변화 모두가 상호 보완적인 방식으로 작용하여 극적으로 경제적 변화를 가져왔는데, 노동자들은 농장에서 공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고, 평균 소득과 불평등의 수준이 치솟았고 전 세계가 전례 없이 상호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가 되었다. 그 후 여러 힘들이 나타났고, 그 중 몇몇은 악성 요인(전쟁, 정치적 혼란, 자연재해, 질병), 몇몇은 양성적인 영향(교육기회 확대, 사회적 이전의 증가, 누진세 양성)이기도 하다. 그 힘들의 조합은 1970년대에 불평등을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다.



    그 후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제2 쿠즈네츠 곡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차 기술혁명은 19세기 초반의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소득 격차의 확대를 불러왔는데, 고숙련 근로자가 저숙련 근로자에 비해 신기술로 훨씬 더 많은 보상을 얻고, 자목의 몫과 수익률 증가했다. 그리고 고소득국가는 중국과 인도와의 경쟁에 노출되었으며, 수요 구조와 일자리 구조가 제조 부문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이동하면서 노동시장은 저숙련?저임금 근로자로 채워진 것이다. 금융 같은 일부 서비스 직종만 높은 급여 적용받았을 뿐이다. 한편 외국 경제하에서 만들어진 값싼 기술은 부유한 세계 노동자들의 힘을 직접적으로 약화시키고 기업이 쉽게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로 대체할 수 있게 했다. 거기에 부유층 친화적 정책 때문에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결과적으로 매우 부유한 사람들만이 후보자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경제력 하락은 정치력의 상실과 함께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정보혁명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은 세계화라는 거대한 바퀴에 날개를 달아주었으니까 말이다.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자유로워지고 은행과 주식시장 서비스 이용이 어디서든 가능해진 것이다. 다시 말해 ‘자본의 이동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밀라노비치는 “프롤레타리아에게는 조국이 없다.”라는 카를 마르크스의 말보다는 그와 정반대로 “자본과 자본가들에게 조국이 없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고 평한다.





    21세기 불평등,

    전 세계에 혹독한 대가를 요구하다!



    '브렉시트, 플라이 오버 컨트리, 新고립주의, 제노포비아'

    이러한 현상을 발생시킨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는 약 150년 전 일어난 산업혁명 이후 최초로 흥미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글로벌 불평등이 국가 간 소득 격차의 확대가 아닌 다른 요인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 국가의 중위소득 증가로 국가 간 소득 격차는 점점 좁혀들면서, 글로벌 불평등이 축소되는 데 그치지 않고 간접적으로는 국가 내 불평등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결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밀라노비치가 꼽은 현대 고소득국가에서 불평등 증가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결과 또한 중산층 공동화와 부유층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금권정치의 고착화)다. 그는 이러한 위험이 대중의 계급적 저항과 겹치면서 포퓰리즘(populism)과 자국민 우선주의(nativism)가 득세하는 것을 우려한다.



    실제로 최근의 글로벌 정세는 점점 민주주의적 자본주의로부터 멀어지는 듯하다. 시리아 전쟁 이후 급격히 늘어난 난민들과 나라와 나라 사이에 설치된 장벽, 이주민에 대한 거부와 국가 내 인종 간 차별 등, 자본 유입이나 상품과 서비스의 수입에 대항하는 보호조치, 2016년 전 세계인이 목도한 영국의 EU탈퇴 결정(브렉시트),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의 변수가 된 백인노동자 계층(플라이 오버 컨트리의 지지층) 등 그 예는 너무나 많다. 밀라노비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무거운 경고를 보낸다. 그는 단적으로 말해 “금권정치는 민주주의의 핵심 요소를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세계화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이고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의 면모는 유지하되 세계화에 대한 노출 정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라고 평할 정도다. 어쩌면 지금의 글로벌은 20세기 말~21세기 초반에 심화된 불평등의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우울한 코끼리’를 위한



    두 번째 희망을 찾아서 하지만 밀라노비치는 21세기의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방안도 놓치지 않고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국가 내 불평등을 줄이려면 현재의 소득에 대한 과세보다는 기초자본(endowment, 자본 소유와 교육 수준)의 평등화에 좀 더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과세나 재분배로 현재의 소득에 손을 대기보다는 자본 소유권과 교육의 장기적인 평등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부모가 자녀에게 막대한 자산을 물려주지 못하도록 상속세를 인상하는 정책(피케티가 촉구하는 바와 같다),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주식 분배를 유도하는 기업 관련 세금 정책,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금융자산을 취득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세금 정책과 행정”을 제안했다.

    더불어 근본적인 평등화를 이루려면 누구나 높은 교육 수익률을 내는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평등한 기회를 주고 학교 전반의 교육 수익률을 평준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대체로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 간 교육 품질을 평준화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의 투자와 재정 지원이 있을 때 가능하다.



    글로벌 불평등의 경우에는 아프리카의 저소득국가와 아시아와 중미 일부 국가가 고성장을 달성하고, 이민 장벽을 완화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본다. 저소득국가가 성장세를 탄다면 이주를 받아들이는 나라 역시 잠재돼 있던 이주 수요나이주와 관련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기가 쉬워진다. 그러면 유럽 정치계에서 포퓰리즘과 외국인 배척주의를 어느 정도 가라앉히고 미국에서는 이주가 정치적 쟁점거리로 악용되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스스로도 이것은 앞으로 논란의 소지가 큰 방안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지금의 불안과 분노는 어디에서 왔는가

    21세기 한국과 불평등




    우리는 여전히 어느 나라에 태어나서 어느 나라에서 사느냐가 개개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한국인도 예외는 아니며, 특히 ‘저성장의 늪’이라 표현되는 최근 몇 년간은 더없이 그러하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지니계수(가처분소득 기준)는 0.341로 전년보다 0.003포인트 낮아졌다지만, 분배 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분기 4.46에서 올해 3분기 4.81로 악화됐다고 한다. 3분기 기준 고소득층(상위 20%)이 저소득층(하위 20%)보다 소득이 4.81배 많다는 뜻이다. 거기다 지난 2016년 가을 이후로는 ‘불안, 분노’ 같은 말을 미디어를 통해 거의 매일 접하게 된다. 경제적 ‘불만족’과 사회적 ‘불안’이 합쳐져 ‘불평등’이 된 것인지 혹은 그 모두가 뭉쳐 ‘분노’에 이른 것인지 경계나 선후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졌다.



    과거를 돌아보면, 기준을 어느 해(1919년 상해임시정부 수립 또는 1948년 정부 수립)로 하든 건국 이래 대한민국은 ‘평등해본 기억’이 없다. 36년간의 일제강점기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전쟁 이후 극심한 경제난에 절대다수의 국민이 허덕이며 버텨냈다. 이후엔 고속 성장을 거듭했던 1970년대~1980년대 후반(1980년 지니계수 0.39, 1988년 0.34)을 지나니 그에 대한 부작용이 바로 시작됐다. 고성장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은 정경유착, 빈부격차, 사회 양극화를 불러왔고, 1997년 IMF외환위기를 맞아 2000년까지 회복하는 동안 보통의 평범한 한국 사람들은 사회적 기회와 경제적 자본 면에서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밀라노비치가 재정의한 쿠즈네츠 파동으로 보자면 불평등의 감소와 증가는 오르내린다지만 그럼에도 이런 질문은 남는다. ‘지금의 불평등을 해결한 방법은 없는 정말 것일까?’





    멈추지 않는 불평등의 시계,

    그렇다면 21세기의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2016년 한국을 찾았던 201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Angus Deaton) 교수는 “불평등은 한국만의 경향이 아니며 소득 격차가 아닌 다른 요인에서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재분배’라는 획일적인 해결책으로 접근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이끌어 낸 진정한 이유부터 면밀히 분석해야 한국 상황에 맞는 방안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의미다.



    불평등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인정받는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교수 또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한국은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성장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기존의 고속 성장에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며,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조언과 밀라노비치가 제안하는 방안을 비교해보면 한국사회는 ‘기회의 평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과제로 보인다. 이에 관련해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것이 이른바 ‘기본소득제’ 논의인데, 현재로서는 세액 증가에 대한 우려와 제도 자체의 공정성에 때문에 찬반 논쟁이 팽팽하다.



    그렇지만 쟁점 자체가 주는 의미는 있다.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본질은 대다수의 국민이 적어도 현재보다는 조금 더 만족하는 세상에 살고 싶어하는 열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제도와 정책이 ‘내생적(endogenous)’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리하여 ‘불안, 불만족, 불평등’에서 ‘안정, 만족, 평등’ 쪽으로 무게중심을 약간이라도 옮겨갈 수 있는 정책이 나온다면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개선시켜나갈 여지는 있을 것이다. 아직 21세기는 80여 년이 시간이 남아 있고 한국은 저성장의 벽을 넘어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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